'책'에 해당되는 글 52건
- 2010.05.25 빛의 제국 -김영하
- 2010.04.28 퀴즈쇼 - 김영하
- 2010.04.06 맛 - 로알드 달 1
- 2010.04.06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 아툴 가완디
- 2010.04.06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 2
- 2010.03.10 아이의 사생활
- 2010.02.22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 2010.02.07 알라딘에서 지름신 발동 :)
- 2010.02.06 리스본행 야간열차1,2 - 파스칼 메르시어
- 2010.02.03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 빛의 제국 -김영하
- 책
- 2010. 5. 25.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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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김영하 작가님이 왔었다.
'문학과 미디어'에 대해 강연하러.
여기 가면 김영하 작가님의 책 한권을 공짜로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달려갔다.
강연은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다.
김영하 작가님은 정말 센스 넘치는 재밌는 분이셨다.
아무튼 그래서, 그 이후로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연속으로 2권이나 읽었다.
처음 읽은 책은 내가 김영하 작가님한테 싸인도 받은책, '빛의 제국' !!
*
책을 읽을 틈이 없이 너무나 바쁜 날이었지만,
배가 너무 아파서 잠이 안 왔다.
그래서 그냥 일단 수면제로 책을 좀 읽다가, 자려고 했지만 잘 수가 없었다.
표현들도 깔끔했고, 정말 재밌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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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권의 김영하 책 중, "뭐가 제일 재밌어요?" 하고 물어봤을 때,
"빛의 제국이 제일 재밌고요, 퀴즈쇼는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밌어요~" 라고 하셨다.
그 말은 실로 참이었다.
'빛의 제국' 다음으로 읽은 '퀴즈쇼'도 정말 손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밌었다.
그리고 현대적인 느낌이었다.
과거에는, 불과 10년 전에도 불가능했던 삶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
돌봐주던 친척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고아가 되고, 거기다 백수에 빚쟁이가 된 주인공 민수 씨가 퀴즈의 세계에 빠져드는데 ! ! ! ! '-'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벽속의요정 이라는 사람과 형용할수없는? 사랑에 빠진다.
이 소설은 빛의 제국과는 달리 오직 민수씨 1인칭 관점의 소설이다.
그가 아는 것, 그 이상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마지막에 뭔가 알 수 없는 의혹들이 풀리지 않고 끝나서 아쉬웠다.
뭔가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고 술술술 풀릴 줄 알았는데,
마치 투비컨티뉴드, 같은 민수씨의 이 소설 마지막 장 이후의 삶은 다소 예측할 수 없달까.
찬란한 20대의 청춘소설이다..... ?
이런 걸 기대한다면, 절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무기력한, 다소 사회에서 '패배자'라고 여기는 젊은이의 이야기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나의 무기력함을 민수 씨의 무기력함에 비교하며 위안을 얻었을 정도.
다소 낭만적이고, 팔팔 뛰는 것 같은 청춘은 '개밥바라기별'을 읽으면서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약간은 비현실적이고, 동경이 되는.
여기저기 방랑하며 하루종일 노동을 하고 소주 한잔 기울이고 개밥바라기별을 바라보는 낭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매우 기억에 남았던 건 이 부분이다.
*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데?
- 잘 모르겠어
-모를 리가 없어. 말하기가 두려운 거지.
- 정말 모르겠는 걸 어떡해?
-나는 그게 우리 세대의 특징이라고 생각해. 자기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굳게들 믿고 있어.
너무 지나친 기대에 대한 일종의 피로가 있는 것 같아.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기대를 받아왔잖아. 부모, 선생, 정치인, 심지어 서태지까지 우리한테 '네 멋대로 하라'고. 원하는 걸 가지라고, 그렇게 부추겼잖아. 피아노 좀 잘 치면 음악 하라고 하고, 글 좀 잘 쓰면 작가 되라고 하고, 영어 좀 잘하면 외교관 되라고 하고..... 언제나 온 세상이 회전목마처럼 돌아가면서 끊임없이 물었던 것 같아. 네가 원하는 게 뭐냐고. 뭐든 하나만 잘하면 된다고. 그런데 그 '하나'를 잘 하는게 어디 쉬운 일이야? 결국 사람들을 자꾸 실망시키고,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돼버린 것 같아.
*
틀린 말이라고 하기엔, 지금의 나를 너무나 잘 변호해주는 것 같았다.
넌 꿈이 뭐니? 하는 말에 할 말이 없어 쩔쩔대는 내 모습.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어땠을까?
요새 애들은 꿈이 없어, 라고 혀를 차는 그들은 어땠을까?
그들은 하고많은 선택권 중에서 이것저것 재어볼 수 있는, 정말 하고 싶은 걸 찾아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을까?
베이비붐 세대의 그들은, 먹고 살기에 급급해 했던 그들은 어떻게든 먹고살 길을 찾고 결국 그것이 천직이 되는 식이 아니었을까?
우리의 세대는, 우리 세대라고 말하기엔 내가 우리의 세대를 대변할 만큼 우리 세대를 잘 알지 못하니,
최소한 나는,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겠지-, 하는 안이함과 수많은 선택권 속에서 헤매이다가,
Do It Yourself 의 "꿈꾸며 사는거야, 네 인생은 너의 것이니까~♪" 같은 노래를 들으며,
나는 정작 원하는 게 무엇인가 하는 부끄러움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던가.
*
평생 자신을 돌봐준 친척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담담한 민수를 보면,
정말 뫼르소적 느낌이 없잖아 있다.
민수 뿐 아니라, 우리는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다소 이방인 같은 느낌이 있지 않은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전쟁 같은 하루하루는 바쁘고 지치며,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 황급히 서로의 시선을 외면한다.
그나마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시시껄렁한 유머로 채워진다.
어쩌면, 민수가 가게 된 회사는,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현대적인 곳이지만,
작은 사회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강하게 결합돼 있고, 대화에는 깊이가 있다.
정말이지 삶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는 곳은 그 곳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민수는, "가끔은 거기가 더 현실같이 느껴질 때가 있었어. 한번쯤은 해볼 만해. 허위도 가식도 없이 그냥 자기 운명과 맞장 뜨는 세계야." 라고 말하며,
자신을 사랑해주는 예쁜 여자친구를 두고도, 그 곳을 계속해서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소설에서 그려낸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상현실에 빠져들었다.
나도, 한번쯤은 그런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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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로알드 달의 책을 정말 좋아했었다.
마틸다와 찰리와 쵸콜렛 공장은 정말 무한 싸이클해서 읽었었다.
그래서 로알드 달이 쓴 책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믿고 집어들었다.
여러 가지 황당무개한 단편 이야기들이 엮인 책이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하는 말은 비슷하다.
탐욕스러움이 남기는 최후.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은 대부분 재물욕을 다루는 데 비해, 성욕에 대해 다뤘던 「손님」이었다.
이 이야기가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길기도 하고, 오래된 숙부의 일기를 읽는 액자식 구성에 뭔가 아무튼 심혈을 많이 기울인 듯한 대작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어디에서 반전이 나올까 계속 기다렸는데 마지막에 정말 눈곱만큼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났을 때는 정말 짜릿했다.
벌렁거리는 콧구멍으로 여자를 홀리는 호색한에다 거미줄로 짠 넥타이만 매는 숙부에 대한 묘사는 우선 그에 대해 커다란 흥미를 갖게 한다.
그리고 이 시나이 사막 이야기는 불륜을 들켜 사막으로 도망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불륜을 저질렀던 여자의 남편이 쫓아오는 게 아닐까, 그를 초대한 사람이 그 남편의 심복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계속 잠복해 있었다.
숙부와 함께 황홀한 밤을 보낸 사람은 주인장의 아내일까 딸일까, 주인장에게 들킬까 주인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해 무한한 상상을 하게 한다.
하지만 결론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아니었다.
주인장 아저씨와 숙부와의 대화로 숙부의 일기가 끝을 맺고, 이 일기가 숙부의 마지막 일기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다.
로알드 달의 동화가 아닌 어른들을 위해 쓴 글은 처음 읽어봤다.
사람들은 로알드 달의 단편들이 짜릿하고 유쾌하서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난 왠지 뻔한 스토리 전개를 통해 '착하게 살면 복받아요~!' 하고 말해주는 톨스토이의 단편선 같은 소설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톨스토이의 이야기가 극악한 인물과 정말 순수하고 선한 사람과의 대결이라면, 로알드 달의 이야기는 탐욕스러운 사람들 사이의 대결이다.
그래서 로알드 달 아저씨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진짜 막 소름이 돋는데 그런 느낌이 좀 무섭고 꿈에 나올 것 같다.
그래서인지 톨스토이의 소설, 로알드 달과 마찬가지로 잔인함이 있지만, 오직 그 잔인함은 극악한 인물에게만 적용되는, 그런 이야기가 뻔하디 뻔하더라도 차라리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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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난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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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정말 말 그래도 '아이의 사생활'이 궁금해서였다.
난 꼬꼬마들의 성장에서 오는 경이로움과 어린 시절의 인지 발달에 매우 관심이 많다.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뭔가 정말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 담긴 아이의 심리 같은 것을 다루는 책은 아니었다.
성 정체성 / 다중 지능 / 자아 존중감 / 도덕성 등으로 나뉘어서 아이의 발달에 대한 총체적인 개념들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다룬다.
이런 내용들을 다루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행해진 여러 실험들 중 신기한 것도 정말 많았고, '이게 정말 사실이야?'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것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은 나는 어떻게 컸나, 나의 이 부분은 어떻게 발달했나,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날 키웠나, 하는 것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도덕성도 낮고 자아존중감도 낮고 성 정체성도 혼미하고, 다중지능도 잘 개발되지 않았고, 뭐 그런 생각이 들면서, 어렸을 때 부모님의 양육방식이 날 잘 키워내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빠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는, 이 책은 어렸을 적에 많은 부분이 결정됨을 강조하기 때문에, 무언가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회의감이 들기 때문이다.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기분이 심오해지는 책이었다.
그저 꼬꼬마들에 대해 궁금해서 읽고 싶었던 처음 마음과는 달리, 그냥 내 인생을 되돌아보고 사람의 삶에 대한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계속 읽으면서, 이 책에 나온대로 모범 부모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온 부모들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신의 자식이 다른 아이보다 뒤쳐지는데 그저 인내심을 갖고 바라볼 수 있으며, 아이의 사소한 호기심에 일일이 관심을 가져줄 수 있으며, 당췌 이해하기 힘든 아이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으며, 어린애 취급 않고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으며,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감정적이지 않게 대응할 수 있으며, 늘 모범적인 모습만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아이를 가지기 전부터, 부모가 되면 이런 모습이 되어야지, 하고 수없이 다짐해보고, 부모로서의 역학을 끊임없이 숙지하여도, 그것을 모두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난 얼른 아이를 낳아서 사랑을 듬뿍 주며 키워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되는 일이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정말 내가 좀더 '어른'이 되면 아이를 낳아야겠다.
지금 내가 아이를 갖고 싶은 것은 그저 귀여운 나의 소유물을 갖고 싶은 어린애 같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이 책을 읽는다면 앞으로 아이를 키우는 데 훌륭한 지침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부모가 되기에 어린 나 같은 사람이 읽더라도,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스스로의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성, 도덕성, 다중지능 등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난 그저 '지금의 나'야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나란 사람은 거대한 과거가 만든 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과거, 나의 어린 시절, 나의 성장 과정을 돌이켜봄으로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또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부모와의 관계는 태어나자마자 처음 경험하는 관계이며, 불가피하고 지속적이며, 끊임없이 불만족하며, 그럼에도 너무나 사랑하는 관계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부모는 정말 하나의 세계이다.
나는 어떤 세계에서 커왔는지, 나의 후대에게 어떤 세계를 만들어볼 지 생각해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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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2010. 2. 22.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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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간만에 포스팅 :)
역시 21학점의 학기 생활은 넘 바쁘다 흑 -_ㅠ
좀 있다가 숙제 제출하거 가야되는데, 가기 전에 잠깐의 시간을 이용하여 포스팅!!
*
그나마 안 바빴떤 개강 첫 주에 읽은 책.
무슨 책 읽을까 고민고민하다가, 친구가 너한테 이 책이 딱 어울린다고 골라줬다.
*
류시화님은 시인이라고만 막연히 알고 있고, 잘 아는 시도 사실 없으신 분이다.
그저 류시화님이 역으신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라는 시집만 보유하고 있을 뿐 !
아무튼 이 책은거의 그에 대한 백지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
이 책은 인도여행하면서 느낀 것들에 대한 짧은 에세이들이 엮인 책이다.
인도여행은 언제나 나의 로망이었기에, 정말 재미있었다.
더욱 인도여행을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쉽사리 인도로 떠나기 무섭게 만들기도 하고.
인도에 대한 지식은 스쳐지나가듯 본 인도의 사진, 스럼독밀리어네어 영화, 그리고 신도 버린 사람들이란 책?
아무튼 참 막연한 정보들 뿐이었다.
여러차례 인도를 여행하신 류시화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인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악한 환경이고, 훨씬 더 사람이 많고 복잡하며, 그리고 훨씬 더... 죽기 쉽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그 치안이 안 좋다는 도적들의 마을이라는 그 곳 이야기를 읽을 때는... 정말 무서웠다 !
물론 그 동네만 그런 것 같긴 하지만.
그리고 사두들에 대한 이야기.
내가 인도에 가서 그들을 만나면 그저 고운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
아마도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일단 냄새나서 눈살을 찌푸리고 도망칠 지도 모른다.
노숙자 근처를 지날 때 마치 그러하듯..........특히 나체의 사두라면....
내가 인도여행을 한다면, 정말 류시화님처럼 모든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물론 류시화님도 바가지 씌우려는 상인들과 흥정하다 입씨름도 하기도 했다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하겠고, 어느 정도는 공감하지 못하겠는 인도의 철학.
그것을 나도 직접 들어보기 위해 인도에 가보고 싶다.
*
태양 아래 오직 하나뿐인 나라,
불멸의 흥미를 부여받은 나라,
외국의 왕자에게나 농부에게나,
학식 있는 자에게나 무지한 자에게나,
현명한 자에게나 무식한 자에게나,ㅏ
부자에게나 가난한 자에게나,
구속된 자에게나 자유인에게나,
모든 종류의 인간이 보고 싶어하는 단 하나의 나라!
그리고 단 한 번 흘낏이라도 보고 나면
지구의 나머지 나라를 모두 본 것보다 더 강렬한 나라
인도!
(마크 트웨인, 1897)
*
책 속에 인용되어 있던 문구다.
그래, 인도는 여전히 나에게 idol 같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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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2. 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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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2010. 2. 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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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면, 그럼 말로는 도대체 뭘 해야 하느냐고 그레고리우스가 물었다. 독시아데스는 껄껄 웃었다. "스스로 말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지요! 그래서 말이 계속 이어지도록."
'상상력은 우리의 마지막 성소다.' 그가 늘 했던 말이지요.
인생은 우리가 사는 그것이 아니라, 산다고 상상하는 그것이다.
내가 아빠의 상상에 대해 아는 게 있던가? 왜 우리는 부모의 상상에 대해 이다지도 모를까? 어떤 사람이 상상을 통해 받는 이미지에 대해 알지 못하면 우리는 이 사람에게서 과연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부모들이 지닌 의도나 불안의 윤곽은, 완벽하게 무기력하고 자기가 어떻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영혼에 달군 철필로 쓴 글씨처럼 새겨지지. 우리는 낙인찍힌 글을 찾고 해석하기 위해 평생을 보내면서도, 우리가 그걸 정말 이해했는지 결코 확신할 수 없어.
침대 끝에 걸터앉아 세상에 동화하며 살기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시선 - 계산이 된, 거리를 둔 - 이 옳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레고리우스라는 헤브라이어, 그리스어 등 고대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어느날 그가 아마데우 드 프라두 라는 포르투갈 의사가 쓴 책을 헌책방에서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아마데우 드 프라두를 좇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는 학교에 출근해서 아이를 가르치는 매일 똑같은 일상만 살아온, 다른 사람이 들으면 너무 지루한 인생처럼 들리는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전혀 다른 삶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아마데우 드 프라두의 글을 읽고, 거기에 대해서 그레고리우스가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피드백하는 형식의 글.
그리고 아마데우 드 프라두의 글에서는 읽을 수 없는 그의 진짜 삶과 역사를,
그와 삶을 함께 했던 사람들 - 그의 누이 아드리아나, 그의 환자였던 코우팅뉴 노인, 그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였던 마리아 주앙, 그의 스승이었던 바르톨로메우 신부, 그의 둘도 없는 친구 조르지, 그의 늦둥이 동생 멜로디, 그와 함께 저항운동을 했던 주앙 에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삶을 붕괴시킬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 에스테피아- 과의 만남을 통해 알아가는 이야기다.
아마데우 드 프라두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다.
뛰어난 지적 능력과 외모를 지닌 사람이었고, 부유한 귀족이었으며, 그럼에도 삶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을 느꼈던 사람이고, 시를 사랑했던 예민한 감각의 사람이었다.
부유한 귀족 집안과 같은 특권을 지닌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자신의 특권을 당연시하게 받아들이며 행사하는 사람과, 그 특권을 부담스러운 짐처럼 여기는 사람.
아마데우 드 프라두는 후자에 속한 사람이었다.
그의 특권은 그를 지탱해주는 무언가가 아니라 오히려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게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특권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자살이나 고통에 대한 항변을 '배부른 소리'로 치부하지만,
사실 그들이 지닌 예민함은 평범한 농부의 아들보다 더 괴로운 인생을 선사할 지도 모른다.
그레고리우스는 자신이 가르치는 언어를 정말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아마데우 또한 '아마데우가 언어 그 자체'라고 느껴질 만큼 언어를 사랑하고 글을 읽고 쓰는 것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언어'였다.
마지막에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그레고리우스와 같은 기차를 탄 여자가 읽고 있는 책 제목이 「말이 있기 전, 세상의 침묵」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리라.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정말 여러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정복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나라 언어를 쓰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그래서 일제시대 때 자신의 이름도 일본어식으로 바꿔서 부르곤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담은 것이다.
아마데우 드 프라두가 살면서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 영혼은 사실이 있는 장소인가, 아니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우리 이야기의 거짓 그림자에 불과한가? - 이 어느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언어는 곧 영혼이고 영혼은 곧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책을 지은 작가 파스칼 메르시어(페터 비에리)는 대학에서 언어철학을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그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소설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게 아닐까.
이탤릭체로 쓰여진 글들은 모두 책속의책, 즉 아마데우 드 프라두가 쓴 글들이다.
그가 쓴 글들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한 단어 한 단어 정성들여 읽어야 하는 시 같아서 읽는 데 오랜 시간 이 걸린다.
하지만 그렇게 그의 문장들을 꼼꼼히 읽다보면(그의 글을 따라 써보기 까지 하는 그레고리우스만큼은 못하지만), 어느새 아마데우의 고뇌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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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2010. 2. 3. 17:59
|
5권이나 되서....
저번 학기 때 참 나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 책이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와서 이 책을 읽고 뒹굴거리면서 신선한 풍자에 지적 쾌감을 느끼다 어느새 나도 몰래 잠들곤 했다.
처음 이야기의 시작부터 정말 온몸의 소름이 돋는...은 아니고....위트 있는 풍자로 시작한다.
고속도로가 지나가야 한다며 주인공(이름도 가물가물한데.. 아서라고 추정되는)의 집을 허문다.
아서는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포크레인이 들어오는 정원에 누워서 비키지 않다가,
포드의 회유에 넘어가서 포드와 함께 맥주집으로 간다.
맥주집에서 포드의 이야기를 듣던 중, 보고스 족들이 초공간고속도로인지 무엇인지 아무튼 우주의 고속도로 격인 길을 뚫는데 지구가 방해된다고, 지구를 흔적도 없이 폭파시킨다.
그러나 포드와 아서는 포드의 능력으로 보고스족 우주선으로 구조되고,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려한 수사어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묘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스토리는 재미있고 스릴 넘치기 때문에 정말 술술 읽힌 책이다.
그럼에도 넓은 우주를 종횡무진하며 쓰여진 이야기는 우주적 관점에서 우리의 위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지구에서의 삶의 의미라던지, 하는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때론 정말 '철학'이란 게 숫자 42보다도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지구를 삶과 우주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어느 외계인들이 설계한 컴퓨터라는 설정.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처음엔 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그냥 룸메가 빌려온 책을 기차에서 심심할까봐 빌려서 읽었고,
읽다보니 내려야되는 역에서 못 내릴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고,
수업시간에도 몰래몰래 빼서 읽다가 푸하하 웃음이 터질 뻔한 부분도 많았고,
아무튼 참 재미있는 풍자소설이다.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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