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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5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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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행동을 1년 동안 계속해봐. 그럼 주위에서도 포기해. 성격이란 건 기득권이야. 저 놈은 어쩔 수 없다고 손들게 만들면 이기는 거지."

"내 말이 맞잖아. 얘기를 들어보면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자기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질 않아. 그러니까 일단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고치기가 어렵지."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그런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 신에게 감사하자.





사실 배를 잡고 웃을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는 책이다.
정말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그렇다고 교훈이 없는 게 아니다.
가볍게 읽으면서도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각기 다른 강박증을 가진 사람들이 또라이 정신과 의사 이라부에게 진찰을 받으러 오는 에피소드들이다.
숨이 턱턱 막히고 구토를 할 정도의 강박증은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우리도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나름의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간다.
오쿠다 히데오 씨는 재미있는 강박증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면서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게한다.

여기에 나오는 강박증 환자들의 강박증 요소는 다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정신없이 앞을 향해 달려가서 꽤 높은 위치에 도달하게 됐는데, 
어느 순간 생긴 강박증 때문에 그동안 내가 잘 살아 온 것인가, 하고 되돌아보게 되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지키고자 하는 강박증인 것이다. 
'고슴도치'에서는 잘나가는 야쿠자 조직의 중간 보스였고,
'공중그네'에서는 서커스단에서 공중 묘기부분의 리더,
'장인의 가발'에서는 종합병원 교수의 딸과 결혼한 잘나가는 의사,
'3루수'에서는 9년째 프로에서 뛰고 있는 잘나가는 3루수,
'여류작가'에서는 베스트셀러만 몇 권을 낸 잘나가는 여류작가.
이렇게 다들 잘 나가는 사람들이고, 지금까지 잘만 나아갔던 사람들인데,
어느날 문득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을 만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강박증'
너무 조급한 마음과 불안 때문에 생긴 이런 강박증들은
세상에서 가장 태평한 것 같은, 정말 해표만큼이나 태평한 것 같은 이라부에게 비타민 주사를 몇 대 맞으면 치료된다.

이라부는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일까 ,생각이 없는 척하는 사람일까.
궁금하다.
그가 하는 생각 없는 행동들이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생각 있는 행동이었을까.
다소 혐오감이 들 수도 있고 또라이 같기도 하지만 뭔가 미워할 수 없는 이라부 의사.
정말 정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