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해당되는 글 3

  1. 2011.06.26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2. 2010.09.19 스무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3. 2010.08.28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달콤한나의도시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정이현 (문학과지성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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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막 들어선 여자의 고민이 구구절절이 담겨 있는 책.
직장, 연애, 결혼 이런 사소하지만 개인에게는 너무나 큰 고민들.
신기한 건 20대에 막 들어선 나에게 너무나 내 이야기 같았다는 것.
그래서 너무 술술 읽히고 재밌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오은수는 너무나 나 같았다.
'너는 모른다'에서 혜성의 누나로 나온 은성은 언제나 순간의 감정에 지나치게 충실하며 검은색 단화보다는 색색의 하이힐을 고르는 사람이라면, 오은수는 색색의 하이힐에 눈길을 주다가도 어느새 무난한 검은색 단화를 집어드는 인간형이다.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적이고, 가끔 용기를 내기도 하지만 주로 우유부단한.

 "여자들은 왜 연애 초기만 지나면 다 마누라처럼 구는 거지? 이거 해라, 저거 하지마라, 너의 실존을 변화시켜서 나에 대한 사랑을 증명해봐라, 왜 그런 요구들을 하는 거냐고."
 "사랑하니까 그렇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보다 좀더 나아졌으면 하는 걸 거야."
 "아니. 사랑은 한 사람의 존재 자체를 다 받아들이겠다는 약속 아니야? 내가 보기에 이 문제는 여자들의 자존심과 관계있는 것 같아.  자기가 선택한 남자가 찌질한 걸 못 참는 거지. 자기 남자가 친구 남자보다 뒤처지는 걸, 꼭 자기가 친구한테 뒤지는 걸로 생각하는 거야."

연애의 정곡을 찌르는 듯한 구절들이 많이 나온다.
오은수는 어떤 여자일까, 더 궁금해진다.
441쪽의 지면으로는 다 알 수가 없어서, 너무나 나 같은 여자 오은수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결말은 뭔가 밍숭맹숭하다.
오은수가 엄청난 커리어우먼으로 승격하지도 그렇다고 신데렐라로 만들어줄 남자를 만난 것도 아니다.
인생이 다 그렇듯-.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간다, 라고 하듯이 끝이 난다.
그래도 난 아직은 스무살에 갓 들어선, 만으로는 10대인 나이니까 그녀의 고민들을 좀 덜 진지하게 받아들여 보자, 생각해본다.
서른 살에 접어들면 현실에 부응하며 남들에 뒤처지지 않게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더 절박해질 테니까.
지금은 좀 더 여유를 가져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스무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스무살도쿄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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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읽어본 오쿠다 히데오 소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했더니, 
도서관 추천 책 목록에 있는 "남쪽으로 튀어 - 오쿠다 히데오"를 매일 같이 봐왔다.
한 번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했는데 결국 이 책을 먼저 읽게 됐다.
내 사랑 전봉관님의 추천으로 +ㅁ+

*

고다에게는 친구가 없는가-. 그렇기도 하겠지. 왕이 되면 친구는 없어지는 것이다.

남의 속마음을 들으면 어쩐지 나 자신까지 치유된 듯한 기분이 든다. 사람들끼리 서로 통하면 용기가 솟구친다. 도쿄의 에너지는 분명 수많은 사람의 에너지다.

맞는 말이다. 
가슴은 답답한데, 내 속내를 말하긴 부담스러울 때, 누군가 자신의 가슴 깊은 곳의 얘기를 해주면 괜스레 위로가 된다.

*

에휴,
근데 괜히 심란해지는 책이었다.

"청춘은 끝나고 인생은 시작된다, 라는 건가." 
누가 한 말인가 했더니 모리시타였다. 녀석, 시건방진 소리를 다 한다.
하지만 비웃어줄 생각은 없었다. 녀석이 꽤 괜찮은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른이 된 사내의 얼굴이었다.
화면에서는 군중이 환희의 퍼레이드를 거듭했다.
청춘의 끝을 맞이한 사내들은 그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있었다.

스물아홉, 스물아홉에야 도쿄에 처음 왔을 때의 꿈을 떠올리며, 청춘의 끝을 말한다.
나도 스물아홉까지 꿈을 꾸고 있을까.
그렇다면 스물아홉까지, 계속해서 포기하지 못한 꿈과 현실 사이의 힘든 줄타기를 계속되는 걸까.
아- 난 고작 스무살이다.
주인공 다무라가 이런 말을 들은 스무살.

"젊은 놈이 평론가 같은 거 되어서 뭐해? 저기 객석에 앉아서 남이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건 노인네들이나 하는 짓이야. 젊은 사람은 무대에 올라가야지! 못해도 상관없어, 서툴러도 상관없다고. 내 머리와 내 몸을 움직여서 뭔가를 연기하지 않으면 안 돼!"

가진 것 하나 없이, 무대에 올라가 일단 연기를 해봐야 하는 스무살.

*

1979년 6월 2일
1978년 4월 4일
1980년 12월 9일
1981년 9월 30일
1985년 1월 15일
1989년 11월 10일

이렇게, 한 장에서 각 연도의 하루만을 보여준다.
그렇게 다무라의 인생이 한 막, 한 막 넘어간다.
한 단계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첫 키스를 한 날, 도쿄에 처음 온 날과 같이 기억에 선명한 한 순간이라는 점이 내 의견과 나름 일맥상통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거의 시간순이지만, 1979년과 1978년은 순서가 서로 뒤바뀌어 있다.
어쩌면 도쿄에 처음 온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면 다소 진부할 수도 있었을 텐데, 신선했다'-'

책장은 정말 술술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1978년에도 일본에는 맥도날드가 있고 지하철이 있고 폭스바겐을 몰고 다닌다는 게 참 신기했다.
그 때 그 시절의 대학 생활이 지금 나의 대학생활과 참 비슷해서 신기했다.
비록 나보다 술을 훨씬 많이 마시긴 하지만.

*

스무 살에 도쿄에서 겪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스무 살부터 스물 아홉까지 겪는 이야기였다.
청춘의 시작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소설.

내 청춘은 언제 시작했을까.
난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서인지, 대학에 왔을 때도 다무라처럼 큰 해방감을 만끽하지 못했다.

아, 나는 지금 청춘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갑자기 자우림의 「청춘예찬」이 생각난다.
 젊은 나는 내 젊은을 절망하네
사춘기 시절부터 늘 가슴을 울리던 롸임 있는 이 가사,
언제까지 내 가슴을 울릴 것인가.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스무살에알았더라면좋았을것들스탠포드대미래인생보고서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 자기혁신/자기관리
지은이 티나 실리그 (엘도라도,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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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일들을 아는 것보다는, 규칙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행동 몇가지만 아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는 또한 규칙과 권고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존재함을 말해준다. 숨낳은 권고와 충고들을 정리하고 줄여나가다 보면, 당신기 곡 지켜야 할 규칙은 극히 몇개밖에 남지 않는다.

"나중보다 처음에 거절하는 것이 더 쉽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삶의 기술을 진정 터득한 자에게는 일과 놀이에, 노동과 여가에, 정신과 육체에, 배움과 휴식에, 사랑과 종교에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매사에 탁월한 비전을 좇아 행동할 뿐이며, 다른 사람들이 그를 보고 일하고 있다고 하든 놀고 있다고 하든 개의치 않는다. - 노자

그는 경력을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가급적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을 주변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들이 찾아온다는 것이다.……본질적으로 볼 때, 당신의 생활과 일이 속해 있는 주변 생태계는 당신이 만나게 될 기회의 종류를 좌우한다.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당신의 능력과 열정과 시장의 수요가 만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지점에서 직업을 찾아야 가장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그래야 열정을 건설적인 방식으로 발휘하게 되고, 일이 시간을 잡아먹는 악마가 아니라 당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수단이 된다. 당신에게 꼭 맞는 역할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세상이 당신에게 보내는 직·간접적인 메시지들을 지혜롭게 선별하며, 아니라고 생각될 때는 과감하게 'No'라고 선을 그을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선택을 내리든, 시간이 흘러 나중에 돌아봤을 때 지금 내린 결정에 후회가 없길 바란다고 말이다. 그리고 만일 입사 인터뷰에서 애매모호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지금의 경험을 인용한다면 뭐라고 대답할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기회를 반드시 붙잡아라"

다른 사람들에게 변명을 해야 할 의무를 느낀다 하더라도, 당신 스스로에게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당신이 무언가를 진정 성취하고 싶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린 문제다.

당신 주변에는 방관자처럼 저만치 서서 당신에게 안전한 길을 가라고, 정해진 선 바깥으로 나가지 말라고, 자신이 간 똑같은 길을 따라오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그게 서로에게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이 내린 선택이 더욱 옳다고 믿게 되고, 당신에게 따르기 쉬운 처방전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에게 커다란 제약이 될 수 있다.

***

스무 살이 된 기념으로 선물받은 책이다.
제목만 보고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책이었다.
스무 살에는 뭘해라 뭘해라 하는 인생지침서일 줄 알았는데, 주요 내용이 창의성, 혁신에 대한 이야기였다.
신기하게도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정서에 꼭 맞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게 무려 베스트셀러 3위라는 것은 다른 수많은 사람들도 나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가 되는 책이다.
터무니 없어 보이는 기회를 붙잡고 불가능해 보이는 모험을 감행하라는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이었다.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을 책!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엔 다소 어색한 책.
스무 살이든 서른 살이든 혁신이 필요한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

+ 흠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컨퍼런스 관련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