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해당되는 글 13

  1. 2011.06.27 아가미 - 구병모 1
  2. 2010.04.06 맛 - 로알드 달 1
  3. 2010.04.06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 아툴 가완디
  4. 2010.02.07 알라딘에서 지름신 발동 :)
  5. 2010.02.06 리스본행 야간열차1,2 - 파스칼 메르시어
  6. 2010.02.03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7. 2010.01.29 아웃라이어 - 말콤 글래드웰
  8. 2010.01.19 불안(Status Anxiety) - 알랭 드 보통
  9. 2010.01.19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1
  10. 2010.01.16 빨간머리 앤

아가미 - 구병모


아가미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구병모 (자음과모음,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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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다 읽었는데...
아아 진짜 아릅답다....
진짜 대박
이건 정말 이 시대의 진정한 인어왕자 이야기
진짜 뭐라 말로 할 수 없고, 아 근데 구병모 씨는 어떻게 말로 했을까
대박이야
진짜 글로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시각적 환상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
천잰가
책 읽는 밤에 정이현 작가님이 말했던 범접할 수 없는 미대 천재가 이런 거였을까...
아마 정말 시각적으로 예를 들면 영화로 봤다면 이렇게 감동적이지 않았을 수도 있을 꺼야
우우우아아
감동적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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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로알드 달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로알드 달 (강,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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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로알드 달의 책을 정말 좋아했었다.
마틸다와 찰리와 쵸콜렛 공장은 정말 무한 싸이클해서 읽었었다.
그래서 로알드 달이 쓴 책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믿고 집어들었다.

여러 가지 황당무개한 단편 이야기들이 엮인 책이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하는 말은 비슷하다.
탐욕스러움이 남기는 최후.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은 대부분 재물욕을 다루는 데 비해, 성욕에 대해 다뤘던 「손님」이었다.
이 이야기가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길기도 하고, 오래된 숙부의 일기를 읽는 액자식 구성에 뭔가 아무튼 심혈을 많이 기울인 듯한 대작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어디에서 반전이 나올까 계속 기다렸는데 마지막에 정말 눈곱만큼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났을 때는 정말 짜릿했다. 
벌렁거리는 콧구멍으로 여자를 홀리는 호색한에다 거미줄로 짠 넥타이만 매는 숙부에 대한 묘사는 우선 그에 대해 커다란 흥미를 갖게 한다.
그리고 이 시나이 사막 이야기는 불륜을 들켜 사막으로 도망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불륜을 저질렀던 여자의 남편이 쫓아오는 게 아닐까, 그를 초대한 사람이 그 남편의 심복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계속 잠복해 있었다.
숙부와 함께 황홀한 밤을 보낸 사람은 주인장의 아내일까 딸일까, 주인장에게 들킬까 주인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해 무한한 상상을 하게 한다.
하지만 결론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아니었다.
주인장 아저씨와 숙부와의 대화로 숙부의 일기가 끝을 맺고, 이 일기가 숙부의 마지막 일기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다.

로알드 달의 동화가 아닌 어른들을 위해 쓴 글은 처음 읽어봤다.
사람들은 로알드 달의 단편들이 짜릿하고 유쾌하서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난 왠지 뻔한 스토리 전개를 통해 '착하게 살면 복받아요~!' 하고 말해주는 톨스토이의 단편선 같은 소설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톨스토이의 이야기가 극악한 인물과 정말 순수하고 선한 사람과의 대결이라면, 로알드 달의 이야기는 탐욕스러운 사람들 사이의 대결이다.
 그래서 로알드 달 아저씨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진짜 막 소름이 돋는데 그런 느낌이 좀 무섭고 꿈에 나올 것 같다.
 그래서인지 톨스토이의 소설, 로알드 달과 마찬가지로 잔인함이 있지만, 오직 그 잔인함은 극악한 인물에게만 적용되는, 그런 이야기가 뻔하디 뻔하더라도 차라리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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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 아툴 가완디


나는고백한다 현대의학
카테고리 기술/공학
지은이 아툴 가완디 (동녘사이언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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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난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예엣날 사람들은 멍청했지만 우리는 완성된 존재이고,
우리는 전 우주의 유일한 이렇게 완성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물론 이런 나에게 현대의학은 그저 만병통치약과 같았다.
세상에 대한 무지막지한 믿음 뿐이었던 이런 어린 시절에,
병원에서 잘못 치료받아 죽은 사람과, 수술 후에 몸 속에 가위가 들어있어다던가 이런 이야기들은 정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결코 우리가 모든 것을 아는 만물박사가 아니며,
어떤 면에서도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차차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외과 레지던트로 일하면서 직접 겪은 일들과 외과의사들을 직접 만나 전해들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놓으면서 더욱 생생히 이런 사실들을 깨닫게 해주었다.
불완전한 인간과, 불완전한 현대의학, 그리고 불완전한 사회에 대해,
그리고 불완전하기에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아직 미숙한 인턴들을 실전을 통해 교육시켜야 하는데, 환자들은 언제나 최상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서 생기는 딜레마.
과연 우리 사람은 컴퓨터보다 병을 진단하는데 더 적합한가. 의사들의 자리를 컴퓨터에게 뺏기는 건 아닌가.
우리는 환자를 진단할 때 직관을 믿어야 하는가.
신체조직의 파손은 없는데 고통을 느끼는 환자들에 대해 의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의사라는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 안정적인 직업이기에 주변에 의사를 하라며 부추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의사가 되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꽤 있다. 
그러면서도 의학이란 것에 대해 이렇게 여러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본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에 스스로가 한심했다.

의사는 그저 안정적인 삶을 좇는사람들을 위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외과의사들은 누구보다도 높은 위험 속에서 일을 하는 모험가들이었다.
그 어떤 직업보다 높은 스트레스 아래에서 강한 집중력을 요하는 일들을 한다.
그리고 그 일들은 주로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소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숭고한 일을 해낸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의사가 된다는 것에 대해 돈을 많이 번다는 것 외의 다른 여러 측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면서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이 커지기도 했고,
아직 참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병에 걸린 사람들과 의사의 실수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우리를 겁주려는 게 결코 아니다.
저자는 신기하게도 오히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우린 이렇게나 불완전하지만 이렇게나 놀라운 일들을 해내고 있고, 그리고 우린 앞으로 더욱더 놀라운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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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1,2 -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파스칼 메르시어 (들녘,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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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 2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파스칼 메르시어 (들녘,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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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면, 그럼 말로는 도대체 뭘 해야 하느냐고 그레고리우스가 물었다. 독시아데스는 껄껄 웃었다. "스스로 말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지요! 그래서 말이 계속 이어지도록."


'상상력은 우리의 마지막 성소다.' 그가 늘 했던 말이지요.


인생은 우리가 사는 그것이 아니라, 산다고 상상하는 그것이다.


내가 아빠의 상상에 대해 아는 게 있던가? 왜 우리는 부모의 상상에 대해 이다지도 모를까? 어떤 사람이 상상을 통해 받는 이미지에 대해 알지 못하면 우리는 이 사람에게서 과연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부모들이 지닌 의도나 불안의 윤곽은, 완벽하게 무기력하고 자기가 어떻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영혼에 달군 철필로 쓴 글씨처럼 새겨지지. 우리는 낙인찍힌 글을 찾고 해석하기 위해 평생을 보내면서도, 우리가 그걸 정말 이해했는지 결코 확신할 수 없어.


침대 끝에 걸터앉아 세상에 동화하며 살기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시선 - 계산이 된, 거리를 둔 - 이 옳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레고리우스라는 헤브라이어, 그리스어 등 고대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어느날 그가 아마데우 드 프라두 라는 포르투갈 의사가 쓴 책을 헌책방에서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아마데우 드 프라두를 좇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는 학교에 출근해서 아이를 가르치는 매일 똑같은 일상만 살아온, 다른 사람이 들으면 너무 지루한 인생처럼 들리는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전혀 다른 삶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아마데우 드 프라두의 글을 읽고, 거기에 대해서 그레고리우스가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피드백하는 형식의 글.
그리고 아마데우 드 프라두의 글에서는 읽을 수 없는 그의 진짜 삶과 역사를,
그와 삶을 함께 했던 사람들 - 그의 누이 아드리아나, 그의 환자였던 코우팅뉴 노인, 그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였던 마리아 주앙, 그의 스승이었던 바르톨로메우 신부, 그의 둘도 없는 친구 조르지, 그의 늦둥이 동생 멜로디, 그와 함께 저항운동을 했던 주앙 에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삶을 붕괴시킬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 에스테피아- 과의 만남을 통해 알아가는 이야기다.

아마데우 드 프라두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다.
뛰어난 지적 능력과 외모를 지닌 사람이었고, 부유한 귀족이었으며, 그럼에도 삶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을 느꼈던 사람이고, 시를 사랑했던 예민한 감각의 사람이었다.

부유한 귀족 집안과 같은 특권을 지닌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자신의 특권을 당연시하게 받아들이며 행사하는 사람과, 그 특권을 부담스러운 짐처럼 여기는 사람.
아마데우 드 프라두는 후자에 속한 사람이었다.
그의 특권은 그를 지탱해주는 무언가가 아니라 오히려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게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특권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자살이나 고통에 대한 항변을 '배부른 소리'로 치부하지만,
 사실 그들이 지닌 예민함은 평범한 농부의 아들보다 더 괴로운 인생을 선사할 지도 모른다.

그레고리우스는 자신이 가르치는 언어를 정말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아마데우 또한 '아마데우가 언어 그 자체'라고 느껴질 만큼 언어를 사랑하고 글을 읽고 쓰는 것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언어'였다.
마지막에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그레고리우스와 같은 기차를 탄 여자가 읽고 있는 책 제목이 「말이 있기 전, 세상의 침묵」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리라.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정말 여러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정복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나라 언어를 쓰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그래서 일제시대 때 자신의 이름도 일본어식으로 바꿔서 부르곤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담은 것이다.
아마데우 드 프라두가 살면서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 영혼은 사실이 있는 장소인가, 아니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우리 이야기의 거짓 그림자에 불과한가? - 이 어느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언어는 곧 영혼이고 영혼은 곧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책을 지은 작가 파스칼 메르시어(페터 비에리)는 대학에서 언어철학을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그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소설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게 아닐까.


이탤릭체로 쓰여진 글들은 모두 책속의책, 즉 아마데우 드 프라두가 쓴 글들이다.
그가 쓴 글들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한 단어 한 단어 정성들여 읽어야 하는 시 같아서 읽는 데 오랜 시간 이 걸린다.
하지만 그렇게 그의 문장들을 꼼꼼히 읽다보면(그의 글을 따라 써보기 까지 하는 그레고리우스만큼은 못하지만), 어느새 아마데우의 고뇌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세트 (전5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더글러스 애덤스 (책세상,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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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리뷰를 써야지, 써야지, 해놓고도 쉽사리 쓸 수 없었다.
5권이나 되서....
저번 학기 때 참 나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 책이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와서 이 책을 읽고 뒹굴거리면서 신선한 풍자에 지적 쾌감을 느끼다 어느새 나도 몰래 잠들곤 했다.

처음 이야기의 시작부터 정말 온몸의 소름이 돋는...은 아니고....위트 있는 풍자로 시작한다.
고속도로가 지나가야 한다며 주인공(이름도 가물가물한데.. 아서라고 추정되는)의 집을 허문다.
아서는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포크레인이 들어오는 정원에 누워서 비키지 않다가,
포드의 회유에 넘어가서 포드와 함께 맥주집으로 간다.
맥주집에서 포드의 이야기를 듣던 중, 보고스 족들이 초공간고속도로인지 무엇인지 아무튼 우주의 고속도로 격인 길을 뚫는데 지구가 방해된다고, 지구를 흔적도 없이 폭파시킨다.
그러나 포드와 아서는 포드의 능력으로 보고스족 우주선으로 구조되고,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려한 수사어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묘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스토리는 재미있고 스릴 넘치기 때문에 정말 술술 읽힌 책이다.
그럼에도 넓은 우주를 종횡무진하며 쓰여진 이야기는 우주적 관점에서 우리의 위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지구에서의 삶의 의미라던지, 하는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때론 정말 '철학'이란 게 숫자 42보다도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지구를 삶과 우주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어느 외계인들이 설계한 컴퓨터라는 설정.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처음엔 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그냥 룸메가 빌려온 책을 기차에서 심심할까봐 빌려서 읽었고,
읽다보니 내려야되는 역에서 못 내릴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고,
수업시간에도 몰래몰래 빼서 읽다가 푸하하 웃음이 터질 뻔한 부분도 많았고,
아무튼 참 재미있는 풍자소설이다.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책


아웃라이어 -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OUTLIERS)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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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정말 한참 전부터 읽다가, 끝부분 조금 남겨두었던 책인데
문득 책상에서 뒹굴거리길래 마저 읽었다.
 
여러 모로 참 인상깊은 책이다.
그리고 성공에 대한 저자의 분석에 정말 공감하는 바이다.
성공하는 사람과 재능이 많은 사람은 엄연히 다른 법.
역사 속에 비운의 천재들이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비운의 천재라고 기억조차 해주지 않는 정말 재능이 있었으나 묻혀버린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잘 타고 나야한다. 운도 따라줘야 한다.
기회를 움켜쥘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현명함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우연적 요소가 얼마나 많이 작용하는가.
우리가 태어난 가정, 태어난 시기, 자라온 곳에서부터 이미 우리의 운명은 상당 부분 결정되었다.

*

그러나 역시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학생들의 수학 실력에 대한  부분이었다.
쌀농사를 지으면서 부지런함이 강조되었기에 아시아계 학생들이 수학을 잘한다는 것.

TIMSS라는 각국 학생들의 수학, 과학 성취도를 비교하는 목적으로 전세계에서 수행되었는데,
부모의 교육수준, 친구들이 수학을 좋아하는지 등등의 문제가 120개나 된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이 줄문의 10~20개를 답하지 않고 넘어가다고 한다.
그런데 얼링 보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는 순위와 수학 시험 성적 순위는 일치한다.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똑같다.'

이 부분이 정말 놀라웠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결국 수학은 문제를 풀어내는 집중력과 끈기만 있으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는 소리다.
'난 정말 수학적 머리가 딸려서....'라고 하는 말은 결국 모두 핑계다.

나도 옛날부터 이렇게 생각했었다.
'하면 다 된다'라고.
주변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메달을 따오는 친구, 수학 과목 학점을 휩쓰는 친구 등등 수학 잘하는 놈들이 꽤 많다.
어렸을 적엔 이런 사람들이 정말 비상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면 대부분이 어렸을 적부터 꾸준히 오랫동안 수학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라는 걸 알 수있다.

서울대에서 한 모종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성공할 확률이 크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대 입시에서는 수학 과목 성적을 매우 비중 있게 본다.

그렇다면 아웃라이어에 나온 내용과 서울대 연구 결과를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끈기 있는 사람 -> 수학 잘하는 사람 -> 성공하는 사람
결국 끈기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
그런데 나한테 가장 부족한 점은 ? 끈기...OTL
책을 읽어도 항상 끈기가 없어 끝까지 읽기가 힘들고ㅠㅠ (반의 반도 못 읽고 반납해버린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ㅎㅎ)

뭐 아무튼,
수학/과학 공부만 많이 해온 사람이다 보니 이 얘기가 가장 흥미진진했달까요.
아 물론 대한 항공 얘기도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윗사람에 대한 예의와 완곡어법 때문에 피할 수 있었던 비행기 사고를 못 피했다는 것.
한국인으로서 참 공감했다죠^^;

*

일반적인 규칙을 넘어선 그 무엇, Outlier가 되기 위해서는 환경과 운도 중요하지만,
그 전엔 역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1만 시간의 법칙을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볼 수 있다.

오늘 어린 나이에도 너무나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던 곽민정 선수를 보고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그 환한 웃음 뒤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숨어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뭉클해진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웃는 얼굴, 그 주름살에 숨어 있는 땀과 눈물의 흔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행운의 절반, 친구」중) 는 구절이 문득 생각난다. 

이제 기나긴 나태한 방학이 끝나고,
21학점의 빡센 학기를 들어야 하는 나에게 영향력 있는 충고를 해준 책이었다.
(다른 자기계발서들은 뭐뭐해야한다, 뭐뭐해라 식의 너무 뻔한 얘기만 해서 별 감흥도 없는데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을 뿐인데 더 신선하고 영향력 있게  충고를 해주는 것 같다.)

불안(Status Anxiety) - 알랭 드 보통

불안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이레,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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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잊히고 무시당하는 존재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아무리 강하고 존경받는 존재라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가 결국은 가장 민주적인 물질, 즉 먼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법-기독교 부분 중에서
+
어떤 사람이 이해받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것이 많다는 뜻이다. 시인이 걸을 수 없는 것은 큰 날개 때문이다.
       해법-보헤미안 부분 중에서



불안, 'Status Anxiety', 영어 제목이 좀 더 확실하게 와 닿는다.
지위 걱정.
이 책은 지위, 그리고 불안에 대해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이 용어들을 책에서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
불안에 대한 정의 다음으로는 불안에 대한 원인과 해법이 이어진다.
+
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지위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이 책에서 불안 만큼이나 중요한 컨셉이 지위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사회에서 지위는 어떤 식으로 규정되었으며, 사람들이 지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고 지위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런 설명들을 읽으면서 무식한 나로서는 작가의 박식함에 대해 감탄한다!
설명에 등장하는 다양한 예시들, 철학자들의 글과 문학 작품 뿐만 아니라 미술 분야까지.
사회에 대해 보여주는 모든 것들을 끌어들여 이야기를 한다.

요즘 나는 읽지 않은 책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
그의 책을 읽다보니 이 수많은 역사와 철학과 교양을 어떻게 다 습득하나 더욱 불안이 커져갔다.
이것도 알랭 드 보통의 설명에 따르면,
내가 생각하는 높은 지위에 유식함이 포함되어 있고, 유식한 작가를 보며 질투와 시기를 하고, 나도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을 지 두려워하면서 불안을 느끼는 거겠지.
+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고, 어떤 지위를 바라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 불안을 덜 느끼기 위해서 지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일상적이면서 철학적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
그의 문체에는 언제나 적절한 유머가 섞여 있으면서 간결하다.(간결한 건 아닌가......잘 모르겠다 사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으면서도 철학과 심리학을 끌어들이면서도 지루하기보다는 뭔가 통쾌하고 시크함을 잃지 않는 말투가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
우리는 어렸을 때 받았던 무조건적인 사랑을 집요하게 갈구한다는 포인트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지위를 얻고 싶어하는 것도 결국은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조건부 사랑에라도 의존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의 생각을 하면 속물근성도, 어떤 식의 지위이던 나쁘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
해법 부분에서는 정말로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해법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오고 있는 물질만능주의적 능력주의적 지위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지위를 정의하고 그런 가치에 따라서 살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가 느끼는 지위가 타인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정의하고 거기서 위안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랄까.
결국 그도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지위를 추구하고 그에 따른 불안을 느낀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지위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우리가 생각보다 높은 지위일 수도 있고, 그 지위는 쉽게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 수도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안을 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 해법으로 제시된 보헤미안의 이야기는 유쾌하고 인상 깊었지만,
보헤미안들은 특별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랄까, 특별한 것에 높은 지위를 두는 사고방식은 나름으로 그들에게 큰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겨주었을 것 같다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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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세계문학전집 94)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민음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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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계는 내게 꿈이요 신이 창작한 허구로 보였다. 불만족스러워 하는 신의 눈앞에 피어오르는 알록달록한 연기와도 같았다.
 선과 악, 쾌락과 고통, 나와 너. 이것들이 나에게는 창조자의 눈앞에 피어오르는 알록달록한 연기로 생각되었다. 창조자는 자신으로부터 눈길을 돌리려 했고, 바로 그 때 세계를 창조했던 것이다.
*
이 세계, 영원히 불완전한 세계, 영원한 모순의 모사이며 그나마도 불완전한 모사. 이러한 세계를 만든 불완전한 창조자에게 주어진 도취적 쾌락. 나에게는 한때 세계가 그렇게 보였다.
*
나는 그대들의 마음속의 증오와 질투를 알고 있다.
그대들은 증오와 질투를 모를 정도로 위대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증오와 질투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만큼은 위대해지도록 하라!
*
그대들이 내게 말한다. '삶은 감당키 어렵다'라고. 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대들은 아침에는 긍지를 가졌다가 저녁에는 체념하는가?
*
그렇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언제나 약간의 망상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 망상 속에도 언제나 약간의 이성이 들어 있다.
*
고된 노동을 좋아하고 빠른 것, 새로운 것, 낯선 것을 좋아하는 그대들. 그대들 모두는 자신을 견뎌내지 못하며, 그대들의 부지런함은 도피이자 자기 자신을 망각하려는 의지다.
 그대들이 삶을 좀 더 믿었더라면, 순간에 자신을 내맡기는 일은 적었으련만. 그러나 그대들의 마음 속에는 기다릴 만한 충분한 내용이 없다. 아니, 게으름을 피울 만한 그런 내용조차 없다.
*
그들은 환자나 노인이나 시체와 마주치면 즉시 이렇게 말한다. '삶은 부정되었다!'
 그러나 부정되 것은 오직 그들 자신이며, 생존의 한 쪽 얼굴밖에 보지 못하는 그들의 눈일 따름이다.
 짙은 슬픔에 싸여, 죽음을 가져오는 사소한 우연을 갈망하면서 그들은 이를 악문 채 기다리고 있다.
 아니면 그들은 달콤한 설탕 과자를 향해 손을 뻗으면서 아울러 자신의 유치함을 비웃기도 한다. 그들은 지푸라기 같은 삶에 매달리면서도 그들이 아직도 지푸라기에 매달려있는 것을 비웃는다.
*
아, 나는 최고의 희망을 잃어버린 고귀한 자들을 알고 있었다. 희망을 잃은 그들은 이제 드높은 희망이라면 무조건 비방하였다.
 그들은 순간의 쾌락에 빠져, 뻔뻔하게 살았고, 하루하루의 삶을 사는 것 이외에 거의 아무런 목표도 가지지 않았다.
*
높이 오르면 나는 언제나 혼자입니다.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으며 고독이라는 냉기만이 나를 떨게 합니다. 나는 도대체 이 높은 곳에서 무엇을 바라는 걸까요?
*
나의 사랑과 희망을 걸고 그대에게 간절히 바라노니, 그대 영혼 속의 영웅을 버리지 마라! 그대의 최고의 희망을 신성하게 간직하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여기에 담은 문장들은 다 앞부분에 있는 것들이다.
오래전부터 탐내오던 책이었고, 읽자마자 반해버린 책이었지만, 채 다 못 읽었기 때문ㅠㅠ

한창 내 영혼이 불안정하던시절(?), 사실 얼마 전....
자기 전에 몇 챕터씩 읽다가 잠들곤 했었다.
읽다가 감동 받으면 벌떡 일어나 와닿는 문장을 적어두기도 하고 하면서.

갖고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에 심심풀이로 읽기엔 내용이 너무 심오했기 때문에
항상 자기 전에 고요한 상태에서 읽으면서, 차라투스트라 아저씨 말씀의 감동을 한껏 들이키곤 했다.

인터넷 서점을 뒤적뒤적거리다가 룸메한테 어떤  책을 사는 게 좋을까 물어봤더니
룸메가 한 구절 한 구절 다 적어놓고 싶은 책, 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밤마다 느긋하게 읽다보니, 어느새 대출 기간이 끝나서 더 있으면 연체료가 또 마구 늘어날 것 같아서 (게다가 내 회원증으로 빌린 것도 아니었다) 냉큼 반납하고 말아서 아쉬웠다.
꼭 구매해서 다 읽을 때까지 밤마다 침대 동무가 되어줬으면!

결론 :
아직 니체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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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

빨간 머리 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인디고, 2008년)
상세보기

아!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다 
어렸을 때도 재밌게 읽었던 것 같긴 한데, 
다시 읽으니 진짜 빨간머리 앤의 사랑스러움을 알겠더라.

정말 맑은 영혼의 소유자 ! 
부러운 것 : 한없이 긍정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쩌는 상상력
완전 사랑스러움.
메마른 커스버트 집구석에 사랑을 가져다준!! 
매슈 아저씨 의 앤에 대한 사랑 진짜 감동적이고
그리고 매슈 아저씨 죽었을 때 엉엉엉엉
앤이 1등했을 때도 진짜 감동적이고 
앤의 엉뚱한 실수들도 진짜 재밌고, 귀엽고! 
아 그리고 앤은 크면서 왜이렇게 예뻐지는 거야 
싫어하는 빨간머리도 적갈색이 되고 눈도 땡그랗고 피부도 하얗고 코도 오똑하고 !!! 게다가 날씬하고 키도 크고 
지금 생각해보면 앤셜리야말로 완소녀다.

어렸을 때 읽는 것보다 커서 읽어보니 훨씬 느끼는 게 많다
또또또 읽고 싶당 ! '-'

게다가 일러스트가 너어무나 예쁘다.
빨간머리앤 200주년 기념판?인가로 나온 책인데,
고등학교 때 내 별명이 앤셜리라서 친구가 생일선물로 사준 책이다.

정말이지, 책꽂이에 꽂아두고 싶은 예쁜 책이자, 마음이 황폐해질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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