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에 해당되는 글 1

  1. 2010.01.04 줄무늬 잠옷을 입은 소년(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2008)

줄무늬 잠옷을 입은 소년(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2008)


정말이지 별 다섯 개짜리 영화다.
여덟살짜리 두 꼬마 브루노와 슈무엘의, 거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능가하는 금기의 우정.
그 이유는 오직 슈무엘이 'jew', 즉 유대인이기 때문에.

브루노의 아빠는 군인이다.
그는 유대인 학살은 제국을 위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브루노에게 유대인은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브루노의 누나도 가정교사의 교육을 받으면서 유대인들은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세뇌당한다.
그러나 어린 브루노는 그런 사실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브루노의 집에서 일하던 유대인 하인이 커트 대위의 잔을 엎지르는 실수를 했다고 해서
대위가 그를 가차없이 패고, 브루노의 아빠는 묵묵히 식사를 계속한다.
그날 밤, 브루노가 누나한테 아빠가 너무했다고 말하지만
누나는 하인이 유대인이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 처사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 부분에서 세뇌의 끔찍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에 닫힌 철문을 마구 두드리는 아우성.
그 부분에서 정말 소름이 돋는다.
끔찍하다.
94분, 길지 않은 영화다.
유대인 학살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짦은 시간 안에 임팩트 있게 묘사한 영화다. 

사람이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너무너무나 슬픈 이야기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는 여느 슬픈 멜로 영화를 볼 때만큼 눈물이 펑펑 솟지 않았다.
너무나 잔혹하기 때문에 감히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소름돋는 끔찍함이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마치 공포영화를 봤을 때처럼,
이 영화가 자꾸 꿈에 나왔다.
행복하지 읺게 끝난 영화였기에,
해피엔딩을 만드려고 꿈에서 자꾸 자꾸 영화의 뒷부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언제나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잠에서 깨곤 했다.


어떠한 시나리오로도 행복해질 수 없는 그 시절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됨을 절실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