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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생각의나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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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참 오랫동안 읽었다. (집에 가는 기차에서 읽으려고 가져갔다가 깜빡하고 놓고 오는 바람에ㅠㅠ)
제목도 참신하지만, 무엇보다 표지가 너무 너무 너무 예쁘다.
겉에 종이도 예쁘지만 종이 벗겨도 예쁘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불안'을 읽고 알랭 드 보통에 반해버렸기 때문에,
서점에서 이 책을 보자마자, 꼭 꼭 꼭 꼭 사고 싶었다.

철학,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가진 철학에 대한 이미지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어렵고 딱딱한 것, 혹은
밥벌이 안 되는 가난한 것, 딱 인도의 깡말랐고 벌거벗은 사두들 같은 이미지랄까?
이 정도가 전부였다.

철학으로부터 삶의 위안을 받는다....?
정말 눈곱만큼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 정말 철학을 사랑하고, 알랭 드 보통 씨가 소개해준 많은 철학자들이 사랑스럽고, 
또한 나만의 철학을 갖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이 책에 대한 감상평을 정리요약해서 모두 말한 것 같다.

1. 철학자들, 정말 사랑스럽다.
특히 몽테뉴!
그들이 한 말들 모두 하나 하나가 너무 정확히 핵심을 찔러서,
나는 표현할 수 없었던 나의 생각의 소용돌이를 대신 표현해줘서 카타르시스 같은 유쾌함을 느끼기도 하고, 
지금까지 이렇게만 생각했던 것을, 저렇게도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니까 뭐랄까, 그들은 내가 느끼는 것들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느끼는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들의 해석의 방식은 정말이지 그럴 듯하다.

2. 그리고 정말 위안이 된다!
그들의 해석방식을 나의 삶에 도입한다.
내가 좌절해했던 일은 그렇게 좌절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으며, 게다가 내가 겪는 고통은 삶의 완성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내가 창피해했던 일은 창피해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으며, 모든 인간 본성으로,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하지,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그토록 갖지 못해 안달하는 것들은 행복과는 무관한 것들이었으며, 행복을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정말 마음이 조금 느긋해지는 것 같다.

3. 그리고 철학이란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서 어떤 일들을 겪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겪은 일들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 철학.
나만의 견고한 철학이 있다면, 물론 적절히 바람직한 철학이어야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좋다는 거 좇아가기 바쁘고, 다른 사람들 시선을 신경쓰기 바쁜 요즘, 한층 여유를 갖고 느긋해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느긋함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왜 있잖아, 항상 느긋해보이는데 그게 허세가 아닌 사람들.

이 책을 읽음으로서 나도 그런 사람들에 한 발짝 가까워지지 않았나? 하는 혼자만의 생각^^


 마지막으로 책에 대해 말하자면, 
삽화가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글의 이해를 도우며,
철학자들이 쓴 글에서 인용구와 알랭 드 보통의 해석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꽤나 여러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기 때문에 읽는 데 꽤 오랜 생각이 걸리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알랭 드 보통이 그렇듯이 난해하기보다는 유쾌하고 시크한 어투로 쓰여 있어서, 정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정말이지... 다시 한 번, 나도 알랭 드 보통처럼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 :)
아 그렇지만 이 책보다는 나는 불안이 더 좋았다.
이 책은 삶에 대한 위안이라는 주제 하에, 다양한 철학자들과 다양한 철학을 다뤄서 다소 난잡하게 느껴지는 데 비해, 불안은 '지위'와 '불안' 단 두가지의 키워드로 깔끔하게 설명이 되었달까?
 그래도 이 책이 더 예뻐서 더 완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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