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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1 벨아미 - 모파상

벨아미 - 모파상


벨아미
카테고리 소설 > 프랑스소설
지은이 기 드 모파상 (민음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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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아미는 "잘생긴 친구" 라는 뜻이다.
내용은 정말 잘생긴 조르주 뒤루아라는 사나이가 여러 여자들을 후리는 이야기.
유부녀이건 처녀이건 뒤루아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
허름한 시골 출신인 벨아미는 군대에서 제대 후,
돈이 없어서 하루 세 끼도 못 챙겨 먹고 서투르게 살아간다.
그러다가 신문사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나, 서서히 출세길을 시작한다.
그의 출세의 주된 수단은 돈 많은 여자들을 유혹하는 것.

내가 읽은 프랑스 소설들은 다 왜이러지 ??
적과 흑도 딱 이런 내용이었는데

적과흑이랑 되게 비슷한 플랏임에도, 느낌은 전혀 전혀 다르다.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적과흑의 주인공인 쥘리엥은 촌스럽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상주의자이고 고귀한 생각에 심취해 있는 반면 벨아미의 주인공 조르주는 뼛속까지 야비하고 욕망의 노예이자 속물적이다.
조르주도 처음에는 자신이 얼마나 잘 생긴지도 잘 모르는 어리숙한 청년이었지만,
상류계의 부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보임에 따라 점점 나쁜 남자가 되어간다.
쥘리엥은 끝까지 이상주의적이고 어리숙한 면을 보였는데 말이지.

진짜 밥 먹을 돈도 없어서 거리를 배회하던 청년이 100만 프랑이나 갖게 되었는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질투하다가,
결국에는 자신의 부인을 버리고 몇천만 프랑의 지참금을 지닌 소녀와 결혼을 하는 걸 보면,
진짜 눈을 흘기고 혀를 끌끌 차게 되다가도,
이게 정말 인간 본성이 아닌가 싶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여자와 돈을 좇고,
욕심은 욕심을 부르고,
그리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런 인간 본성을 낱낱이 보여주는 것 같다.

어려운 고뇌를 묘사하는 부분은 별로 없고,
대부분 세속적이고 가벼운 문체라 쉽게 술술술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

"장님 세상에선 애꾸눈이 왕일 테니까. 그러나 그 사람들은 모두 멍청이들이라오. 어쨌든 마음이 벽 두 개 사이에, 즉 돈과 정략 사이에 갇혔으니까요. ……정말 여유 있는 생각을 지닌 사람을 찾기란 참 어렵소. 바닷가에 서서 들이마시는 저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 말이오."


"오오, 당신도 머지않아 알게 될 거요! 단 십오 분만 골똘히 생각하면 죽음이 보일 거요!
당신은 무엇을 기대하오? 사랑? 그러나 키스를 즐기는 것도 순식간이고 곧 할 수 없게 될거요.
그리고 그 밖엔? 돈? 무엇 때문에? 여자에게 주기 위해? 대단한 행복이지! 그보다도 실컷 먹고 피둥피둥 살이 쪄서 매일 밤 관절염에 시달려서 신음하기 위해선가요?
그리고 또 있나요? 명예? 그러나 그것도 사랑이라는 형태로 수확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고?
그럼 그 다음엔? 마지막엔 언제나 죽음이 있을 뿐이오.
……
죽음이 모든 걸 망치오. 내가 하는 일, 보는 것, 먹고 마시는것,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 달빛, 일출, 망망대해, 아름다운 강, 상쾌한 여름날 저녁 공기, 모든 것을!"


여름 뒤에 선선하고 창백한 가을이 오듯이 조용한 마흔 고개를 맞이한 이 얌전한 여자에게, 뒤루아에 대한 사랑은 실로 맑은 하늘의 벼락 같은 뜻밖의 일이었다. 말하자면 철이 지나버린 작은 꽃과 제대로 자라지 못한 새싹들만으로 이루어진 비참한 봄과도 흡사한 것이었다.


*

마지막 단락은 비유가 너무 좋았다 :)
간간히 삶에 대한 통찰을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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