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흑 - 스탕달


적과 흑 1(세계문학전집 95)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탕달 (민음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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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2(세계문학전집 96)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탕달 (민음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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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길다.
읽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운동하면서 읽고 그래서 한 2주 동안 읽었나....

다 읽고 리뷰를 쓰는 데까지도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하 ^^;

*

스탕달은 낭만주의가 판치던 시대에 사실주의 작가라던데,
어떤 면에서 사실주의적이라는 걸까?

쥘리엥은 잘생겼다.
주인공이 잘 생겼다는 설정은, 내가 즐겨 읽던 인터넷 소설의 판타지와 별반 다를 바가 없잖아!

성격도 모난 편이고,
집안도 좋지 않은 가난한 이 쥘리엥이란 청년은 그럼에도 높은 신분의 빼어난 미인에게 사랑받는다
사실적이라고 느끼기엔 희한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은 쥘리엥의 이야기다
무식한 시골 아저씨 소렐 씨의 아들 쥘리엥이
파리까지 진출하여 출세를 향한 길을 걷는 이야기이고,
그리고 그 출세는 대부분이 높은 신분의 여인들의 사랑 덕택이다

재산이 없는 여자들이 재산 많고 신분 높은 남자를 꼬셔 신분상승을 꾀하는 게 보통 우리의 판타지가 아닌가.
그런데 1800년대의 이 소설은 정확히 이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로웠다.
지체 높은 여자를 꼬셔서 출세가도를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
그것도 여자들의 사랑을 받는 방법이 남자의 '출중한 외모'라니,
정말이지 '예쁜 여자가 부자 남자와 결혼한다'라는 요즘의 진리와 정반대의 컨셉이 아닌가!!!

*

쥘리엥이 이 책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쥘리엥의 불륜이 들키지 않기를, 쥘리엥의 이 주제넘은 사랑이 들키지 않기를 나도 모르게 바래왔지만,
그러면서도 쥘리엥이란 이 인물에 대한 존경이나 사랑이 피어나지는 않았다

그가 직면한 상황들에서 어쩔 수 없게 하게 되는 번뇌,
사랑과 야망, 그리고 자존심 등에 대한 고민들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
그의 번뇌는 뭐든지 빠르고 편리한 요즘의 우리들보다 훨씬 그 깊이가 깊고 심각하다
여자의 아주 작은 행동 온갖 상상과 끝없는 고민에 빠진다

사람의 감정이란 그 때나 지금에나 똑같아서인지,그런 격돌하는 감정들의 본질은 지금의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단지 그런 감정들의 무게가 좀더 가벼워지고 지속시간이 좀 더 짧아졌을뿐이랄까.
그렇기에 주인공들의 정을 묘사하는 부분은 장황하더라도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다

가끔씩 풍경이나 그 때의 사회모습을 묘사하는 부분이 다소 지루했다

*

결말 부분에서 쥘리엥의 인격은 커다란 변화를 겪는다
나폴레옹을 열렬히 숭배하던 그의 야망은 가라앉고 그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그 때서야 쥘리엥이 진정으로 나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적과 흑'이란 제목은 무슨 뜻이었을까.
휴, 문학은 그 스토리에만 빠져서는 그 속에 숨은 시대적 의미나 작가의 의도를 알기 너무 힘들다
스탕달과 이 작품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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