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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6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 아툴 가완디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 아툴 가완디


나는고백한다 현대의학
카테고리 기술/공학
지은이 아툴 가완디 (동녘사이언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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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난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예엣날 사람들은 멍청했지만 우리는 완성된 존재이고,
우리는 전 우주의 유일한 이렇게 완성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물론 이런 나에게 현대의학은 그저 만병통치약과 같았다.
세상에 대한 무지막지한 믿음 뿐이었던 이런 어린 시절에,
병원에서 잘못 치료받아 죽은 사람과, 수술 후에 몸 속에 가위가 들어있어다던가 이런 이야기들은 정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결코 우리가 모든 것을 아는 만물박사가 아니며,
어떤 면에서도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차차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외과 레지던트로 일하면서 직접 겪은 일들과 외과의사들을 직접 만나 전해들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놓으면서 더욱 생생히 이런 사실들을 깨닫게 해주었다.
불완전한 인간과, 불완전한 현대의학, 그리고 불완전한 사회에 대해,
그리고 불완전하기에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아직 미숙한 인턴들을 실전을 통해 교육시켜야 하는데, 환자들은 언제나 최상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서 생기는 딜레마.
과연 우리 사람은 컴퓨터보다 병을 진단하는데 더 적합한가. 의사들의 자리를 컴퓨터에게 뺏기는 건 아닌가.
우리는 환자를 진단할 때 직관을 믿어야 하는가.
신체조직의 파손은 없는데 고통을 느끼는 환자들에 대해 의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의사라는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 안정적인 직업이기에 주변에 의사를 하라며 부추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의사가 되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꽤 있다. 
그러면서도 의학이란 것에 대해 이렇게 여러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본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에 스스로가 한심했다.

의사는 그저 안정적인 삶을 좇는사람들을 위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외과의사들은 누구보다도 높은 위험 속에서 일을 하는 모험가들이었다.
그 어떤 직업보다 높은 스트레스 아래에서 강한 집중력을 요하는 일들을 한다.
그리고 그 일들은 주로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소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숭고한 일을 해낸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의사가 된다는 것에 대해 돈을 많이 번다는 것 외의 다른 여러 측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면서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이 커지기도 했고,
아직 참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병에 걸린 사람들과 의사의 실수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우리를 겁주려는 게 결코 아니다.
저자는 신기하게도 오히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우린 이렇게나 불완전하지만 이렇게나 놀라운 일들을 해내고 있고, 그리고 우린 앞으로 더욱더 놀라운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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