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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04 여름의 마지막 장미 - 온다 리쿠

여름의 마지막 장미 - 온다 리쿠

여름의마지막장미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온다 리쿠 (재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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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게 보이는 일을 하는 인간들 중에는 밖으로 내보이는 얼굴이 평소와 다름 없는 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 있다. 나나 미즈호는 평소와 다름 없는 부류이다. 평소에 하던 대로 하면 실수로 결점을 드러낼 일도 없다. 반대로 싹 바뀌는 타입은,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바꿔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리라. 그런 사람은 어디에선가는 정신을 놓고 있어야지, 안 그러면 본인이 느끼는 이상으로 심신이 소모된다.
 **

뭔가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요즈음의 나는 나에게는 닿을 바닥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 혼자, 또는 나의 바닥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 바닥에 닿는다.
그리고 바닥을 딛고 그 반작용으로 다시 원래의 고도로 돌아와 평소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마도 그런 바닥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분명히 조금 눅눅한 지하실을, 깊숙한 곳에 바닥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와 결혼을 해야 한다면, 아마도 그 지하실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내 생각과 비슷한 맥락의 부분이라서 인상 깊었다.

 그 세 자매뿐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하루하루 자신의 허상을 만들어 간다.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상, 남들이 이것을 자신이라고 여겨 줬으면 하는 상을.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이래서 온다 리쿠 소설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다 리쿠는 허상을 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궤뚫는 것 같다.
어쩌면 이 소설도 비슷한 연장선 상에 있다.
기억을 만들어내는.
다들 자신만의 기묘한 기억을 가지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무튼 그 세여자는 아무도 관여할 수 없는 기묘한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사쿠라코는 주장한다. 그야 그럴 것이다. 우리가 그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정한 세계에서만 생활할 수 있다. 불현듯, 이 호텔에 묵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런 유가 아닐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뒤틀린 망상의 세계에 사는 자매가 뒤틀린 인간들을 초대한다.
 **

뒤틀린 사람들이 풀어내는 기묘한 사실 같은 허구들에 탐닉하는 나도 뒤틀린 인간들, 그런 유인 것일까?
두 번째로 읽는 온다 리쿠 소설이다.
처음 읽은 것은 「흑과 다의 환상」.
그 책에서나, 여기에서나, 조금 기묘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작가는 만들어 낸다.
숲 속 호텔과 같이 다소 음침하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공간. 
선택 받은 사람들만 초대 받아 오는 밀폐된 사회,
그리고 우리에게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사람들. 도키미쓰와 사쿠라코.
흑과 다의 환상에서도 다들 선남선녀에 특히 한 명은 아주 매력적인 남자였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일본 이름은 너무 어려워.... ㅠㅠ 
기묘하지만 아름다운 비일상적인 세계가 나를 유혹한다.
온다 리쿠가 생생히 재현하는 환상에 두 번 모두 완벽히 유혹 당했고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