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해당되는 글 52

  1. 2011.04.13 건지 감자 껍질 파이 북클럽 - 메리 앤 섀퍼
  2. 2011.04.13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3. 2011.04.10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김유철
  4. 2011.02.04 여름의 마지막 장미 - 온다 리쿠
  5. 2011.02.01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6. 2011.01.30 예술가의 방 - 김지은
  7. 2010.12.31 [스크랩] [penguin review] [마지막 잎새] [자기만의 방] [시학] 리뷰어 5명 모집합니다. (~1월10일)
  8. 2010.12.31 하얀 숨결 - 홍중원
  9. 2010.12.25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10. 2010.10.03 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크 쥐스킨트

건지 감자 껍질 파이 북클럽 - 메리 앤 섀퍼

건지감자껍질파이북클럽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메리 앤 섀퍼 (이덴슬리벨,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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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유쾌한 책이라고 해서,
당시 기말보고서로 '유쾌한 소설'을 쓰고 싶어서 한 번 읽어보았다.
읽은 지 참 오래 된 책이다
하지만 결국 나의 기말보고서는 쥐뿔도 유쾌하지 못했지만.....ㅠㅠ

뭔가 깔깔거리고 웃을 만한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참 귀엽고 소소한 이야기다.
신기한 건 소설이 전부 편지로 구성된다는 것.
그런데 편지만으로도 정말 내용의 끊김 없이 잘 이해가 쏙쏙 된다.

이 책 주인공 이름도 까먹었는데,
주인공이 서른살쯤 먹은 여류작가인데 참 귀엽다.
서른살 같지가 않고 십대 여자 같다.

건지 섬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칼럼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그리고 결국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까지 !
하는 정말이지 귀엽고 소소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귀엽고 소소함 속에서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이야기에 19금 내용도 하나도 없어서, 초중학생들이 읽어도 참 좋을 것 같다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무슨일이일어났는지는아무도그들에겐무슨일이일어났을까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영하 (문학동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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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영하 아저씨를 정말 좋아한다
빛의 제국을 읽고 팬이 되었을 수도 있고,
퀴즈쇼를 읽고 팬이 되었을 수도 있고,
그의 책을 읽어 보기도 전에 강연 때 그를 보고 위트 있는 그의 모습에 팬이 되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난 김영하 아저씨를 정말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이 책이 보이자마자 집어들었다.

신기했던 점은 
바다 이야기 중 하나는 김영하 아저씨가 강연 때 보여줬던 이야기였다
그 때 플래쉬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면서 막 보여줬던 것 같은데
정말 짧은 이야기인데 이상하게도 임팩트 있고 자꾸만 생각이 나서 ,
그냥 플래쉬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발로 만들어도 이렇게나 임팩트 있다니 역시 작가는 달라!!+_+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단편을 엮은 책에 엄연히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실은 작가에게도 꽤나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나 보다.

김영하 아저씨의 소설은 항상 정말 재미있다.
재미있다는 게 어떤 거냐면, 스토리가 참 사람을 빨려들게 하는 소용돌이 같이 참 잘 만들어져있다.
늘 그가 정말 대단한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한다.
김영하 아저씨의 장편소설이 아닌 단편소설은 처음 읽어보았는데,
일단 읽기 시작하면 그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은 장편이나 단편이나 똑같더라.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뒤에 뭔가 찌립찌립한 여운이 남는 임팩트가 있다.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김유철

사라다햄버튼의겨울-제15회문학동네작가상수상작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유철 (문학동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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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서 빨리 다 읽을 수 있었다

정말 '스토리'라고 할 만한 스토리가 없지만 이상하게 재미있는 책이다

그렇게 감동적이지도 그렇게 충격적이지도 않은데,

현대 사회의 모습을 찬찬히 비춰주는 것 같다

 


여름의 마지막 장미 - 온다 리쿠

여름의마지막장미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온다 리쿠 (재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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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게 보이는 일을 하는 인간들 중에는 밖으로 내보이는 얼굴이 평소와 다름 없는 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 있다. 나나 미즈호는 평소와 다름 없는 부류이다. 평소에 하던 대로 하면 실수로 결점을 드러낼 일도 없다. 반대로 싹 바뀌는 타입은,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바꿔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리라. 그런 사람은 어디에선가는 정신을 놓고 있어야지, 안 그러면 본인이 느끼는 이상으로 심신이 소모된다.
 **

뭔가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요즈음의 나는 나에게는 닿을 바닥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 혼자, 또는 나의 바닥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 바닥에 닿는다.
그리고 바닥을 딛고 그 반작용으로 다시 원래의 고도로 돌아와 평소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마도 그런 바닥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분명히 조금 눅눅한 지하실을, 깊숙한 곳에 바닥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와 결혼을 해야 한다면, 아마도 그 지하실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내 생각과 비슷한 맥락의 부분이라서 인상 깊었다.

 그 세 자매뿐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하루하루 자신의 허상을 만들어 간다.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상, 남들이 이것을 자신이라고 여겨 줬으면 하는 상을.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이래서 온다 리쿠 소설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다 리쿠는 허상을 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궤뚫는 것 같다.
어쩌면 이 소설도 비슷한 연장선 상에 있다.
기억을 만들어내는.
다들 자신만의 기묘한 기억을 가지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무튼 그 세여자는 아무도 관여할 수 없는 기묘한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사쿠라코는 주장한다. 그야 그럴 것이다. 우리가 그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정한 세계에서만 생활할 수 있다. 불현듯, 이 호텔에 묵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런 유가 아닐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뒤틀린 망상의 세계에 사는 자매가 뒤틀린 인간들을 초대한다.
 **

뒤틀린 사람들이 풀어내는 기묘한 사실 같은 허구들에 탐닉하는 나도 뒤틀린 인간들, 그런 유인 것일까?
두 번째로 읽는 온다 리쿠 소설이다.
처음 읽은 것은 「흑과 다의 환상」.
그 책에서나, 여기에서나, 조금 기묘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작가는 만들어 낸다.
숲 속 호텔과 같이 다소 음침하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공간. 
선택 받은 사람들만 초대 받아 오는 밀폐된 사회,
그리고 우리에게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사람들. 도키미쓰와 사쿠라코.
흑과 다의 환상에서도 다들 선남선녀에 특히 한 명은 아주 매력적인 남자였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일본 이름은 너무 어려워.... ㅠㅠ 
기묘하지만 아름다운 비일상적인 세계가 나를 유혹한다.
온다 리쿠가 생생히 재현하는 환상에 두 번 모두 완벽히 유혹 당했고 빠져들었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네가누구든얼마나외롭든김연수장편소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연수 (문학동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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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가 저물어도 그 빛은 키 큰 나무 우듬지에 걸려 있듯, 꿈은 끝나도 마음은 오랫동안 그 주위를 서성거릴 수 밖에 없는 법이다. 그런 까닭에 인생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조금 더 오래 지속된다.

나는 고립된 사람들에게 현실이 한순간 흔들리면서 그보다 더 생생한 환상이 나타나는건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떠들어댔다. 제아무리 견고하다 해도 현실은 인간의 감각을 통해서만 드러나는 것이므로. 인간은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감각이 바뀌면서 현실이 무르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마련인데, 이를 두고 십자가의 성 요한은 '존재의 가장 어두운 밤'이라고 불렀다.

도덕적이고 공적이라는 말은 그런 욕망을 지닌 우리들이 그 욕망의 대상들보다 사회적 위치가 높다는 사실을 뜻했다. 실제로 도덕적으로 욕망할 때도 그랬지만, 도덕적으로 욕망한다고 생각할 때도 우리는 스스로 뭔가를 희생하고 있다고 믿었고, 뭔가를 희생하는 한, 우리는 스스로  욕망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 내게 느닷없이 특정한 대상을 향한, 그 어떤 희생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너무나 사적인 욕망이 자리잡았으므로 나는 당연하게도 그 욕망을 부도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명백히 부도덕한 모든 것들은 인간의 무의식을 점령하고 거기서 떠나지 않는다.

가장 육체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사랑은 그런 온기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평소보다 약간 더 따뜻한 상태. 하지만 한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몸에서 전해지는 그 정도의 온기면 충분했다.

폭력의 반대말은 비폭력이 아니라 권력이라고 한나 아렌트는 말한 바 있다. 권력이 훼손될 때, 그러니까 권력이 다른 곳으로 이양될 때, 폭력은 일어난다. 권력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정권 아래에서 폭력이 빈번한 까닭은 그 때문이다. 그런 정권은 대리 감시자들에게 그 불안한 권력을 나눠주는 것으로 권력 유지의 한 방편을 삼는다. 그 대리 감시자들의 불안한 권력은 언제라도 다른 곳으로 이전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일상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그 순간 우리가 예전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인생은 신비롭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우울증, 강한 상대에게 품게 되는 열등감, 선한 사람이 마땅히 가지는 죄책감 등이 압도적인 폭력이 시기를 만나게 되면 때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때의 나로서는 어디서 어디까지를 일컬어 사랑이라고 말해야 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지만, 1980년대에 많은사람들이 다른 감정들, 예를 들어 증오심이나 복수심, 혹은 공명심 등을 사랑으로 오인한 것만은 분명했다.



표현이나 문장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부분에서는 빠져들었으나, 뒷부분으로 갈 수록 지루해지는 느낌.
지루한 1980년대의 운동권에 대한 이야기 때문인 것 같다.

아마도 작가는 운동권이었던 사람이겠지...?
그 때 그 시절, 운동권이었던 사람들은 그 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짧은 내 생각으로는, 그 때를 회상하는 느낌이 내가 뮤지컬 무대에 올랐을 때의 그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들은 어떤 개념-마르크스주의 같은 것들-에 푹 빠져 있었고 열렬했고,
그리고 그 열렬한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됐다.
그리고 모두 하나가 되어서 고함을 지르고 노래를 부르고 했을 때 그들은 아마도 '환희'를 느꼈을 것이다.
그들이 고함을 지르고 노래를 부르며 전하려는 뜻이 얼마나 전달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그저 그 때 그 순간의 터질 듯한 환희에 취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모든 정치적 격동이 끝난 후에야 태어난 나의 추측이다.
강한 누군가가 억압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 힘들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다가도 정작 이뤄지고 나면, 사회주의 체제가 생기고 나면, 결국은 뿔뿔이 흩어지고 무너지고 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이기기 어려운 상대에 맞서고 있다는 것만으로 쾌감을 느낀다.
혼자로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복종해야만 했던 상대를, '집단'이 되어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들은 싸우고 싶을 나이에 실컷 싸웠다.
그리고 그들이 열렬하게 참여했던 싸움은 한국 현대사가 되었다.
그러니 어찌 그들이 그 때 그 시절을 잊겠는가?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정말 아주 먼 이야기 같을 뿐이다.
불과 몇십년 전 일인데, 어찌 그렇게 사람들의 삶이 다를까 희한할 뿐이다.
주인공이 이길용의 삶을 정말 허구인 것 같 은 진실로, 먼 나라 이야기로 바라보는 것처럼
나에게도 운동권 이야기는 그렇다.
마치 쇼윈도를 통해 보는 복고풍 옷 같은 느낌이다.
가게 주인은 복고풍 옷을 화려하게 전시해 놓지만, 그것들과 나 사이에는 시대의 차이라는 견고한 유리벽이 존재하고 있고,
나는 무관심하게 쇼윈도를 지나가고 만다. 바쁜 발걸음으로.
뒷부분에 갈 수록 많이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을 읽는 나의 느낌은 그러했다.
무감각했고 흥미도 없었다.
첫 부분을 읽으며 기대했던 것은 어떤 러브스토리였던 것 같다.
1900년대 초반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여러 사람의 이야기들을 하나의 개연성으로 묶으려고 한 것 같았으나,
나에게는 그 개연성들도 부족해 보였다.
그저 그 시절의 단상들을 토막 토막 이어붙이려고 한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스토리보다는 시대상을 읽게 된 책이었다.



예술가의 방 - 김지은

예술가의방아나운서김지은현대미술작가10인의작업실을열다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 예술이야기
지은이 김지은 (서해문집,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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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시인 김혜순이 그러더라고, '요절을 안 했으니까 우린 천재가 아니에요'라고. 나도 동의해. 그러니 죽으나 사나 열심히 살 수 밖에.


"예술가는 어떤 사람인가요?"
"지상으로부터 20센티미터 정도 떠 있을 수 있는 사람. 너무 높이 떠 있으면 자세히 볼 수 없고 현실 속에 파묻히면 좁게 볼 수밖에 없거든."
   
      -윤석남의 방 中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에는 '현대의 화가들은 어떻게 살까?' 궁금하기도 하고,
워낙 내가 '방'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집어든 책이었다.
집 코앞에 현대미술관이 있어도 초등학생 때 이후로는 몇 번 가본 적이 없고,
갤러리는 더더욱 가 본적이 없는 미술 문외한이라,
책이 너무 재미 없으면 어떡하나 사실 걱정을 했다.
하지만 웬 걸, 소설책 못지 않게 재미있어서 정말 책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처음부터 쌀알 몇 만개를 붙여서 인물화를 그리는 이야기를 보며 이 책에 빠져들었다.
현대 미술은 정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기 보다는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들의 집합이었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 과정을 세세히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종종 있었지만(워낙 미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터라...),
전체적으로 느낌은 '미술하는 게 참 중노동이구나'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 시간이면, 너무 덜렁대고 꼼꼼하지 못해서 여기저기 물감을 흘리고 해서 작품을 망쳤었다.
꼭 미술 잘 하는 애들은, 하나하나 참 꼼꼼히 칠하곤 했었는데
전문적인 작가가 되어도 똑같은 것 같다.
다들 자신의 작품에 있어서는 정말 정말 꼼꼼한 것 같다.
특히 그 쌀알로 작업하는 걸 보면 나 같은 사람은 역시 미술 같은 걸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보면,
처음 작가 하는 시절에는 돈이 너무 궁핍해서, 다른 알바를 하며 작업할 돈을 모으더라.
대부분의 작가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기는 힘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그들이 참 부러웠다.
그들은 항상 절대적으로 '이건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나도 조금은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무언가를 만드는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자 세상에 있는 많은 의미를 작품에 집약시키는 사람.
뭔가 로맨틱하고, 가난마저도 로맨틱하고,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 '美'를 만들어내는 사람.

그런 예술가들의 삶과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그들의 방을 보면서,
나도 어서 그런 방을 갖게 되길 바라게 되었다.





[스크랩] [penguin review] [마지막 잎새] [자기만의 방] [시학] 리뷰어 5명 모집합니다. (~1월10일)





















펭귄클래식 신간 리뷰어 모집합니다.

리뷰 기간은 넉넉히 드리는 대신 확실히 리뷰를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책만 받고 리뷰는 건너뛰겠어! 하시는 양심 없는 분들은 펭클 친구들 중에 안 계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니;;;

만일 책만 받고 아무런- 까닭 없이 예고 없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분에게는 무시무시한 일이^^;;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으니 좀만 연기해주삼- 음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렇담 좀 연기해드리겠습니다~

대신 미리 제게 쪽지나 메일로 알려주셔야 합니다.

 

리뷰 형식은 성심성의껏 써주시면 됩니다.

펭클 서평 공간에 작성해주시면 되구요, 온라인 서점 2곳 이상에 리뷰 올려주시고 URL 첨부해주세요. 리뷰 기간은 책을 받으신 후부터 3주 이내에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1월 10일까지 지원자 받겠습니다.

이 게시글을 스크랩하신 후, URL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리고 [마지막 잎새] [자기만의 방] [시학] 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댓글로 작성해주세요. 댓글 작성시 작품 제목 먼저 써주세요.

각 작품 5명씩 리뷰어 모집합니다.

펭클 친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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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숨결 - 홍중원

하얀숨결남극(WHITEANTARCTICA)홍종원사진집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사진/영상 > 국내사진집
지은이 홍종원 (눈빛,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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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역시 시험기간에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다가 발견한 책!
사진집이 많이 꽂혀 있는 부분이었는데 '하얀 숨결'이라는 제목이 참 인상적이서 집어들었더니,
남극 사진들이었다.
휙휙휙 넘겨 보니 하얀 남극 사진들이 예뻐서 무작벙 빌리게 된 책이었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작가 홍중원 씨는 직업이 사진작가가 아니라 의사였다!
의사로서, 의무대원으로 남극에 파견을 간 것이다.
남극에서의 1년이라니!!!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부러웠다.
근데 우리 나라 세종기지 대원들을 보니까 여자들은 하나도 없더라, 흐잉.



해표는 덩치에 비해서 순하다. 이 녀석들은 하루 종일 잠만 잔다. 한 자세로 얼마나 오래 잤는지 얼음에 닿았던 부분은 젖어있고, 다른 쪽은 뽀송뽀송 말라 있다. 사진을 찍어도 그냥 잠만 잔다. 쓰윽 한 번 쳐다볼 뿐이다. 새끼 해표가 인기척에 놀라 울어도 어미는 우리를 한 번 쳐다보고는 싱겁다는 듯이 다시 잠을 청한다. 정말 태평한 녀석들이다.



사진집에도 몹시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으니 바로 윗 부분이다.
원래 내 꿈은 커서 나무늘보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는데, 해표가 더 짱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해표... 너무 좋다 +_+
팽귄도 !!!!
팽귄도 너무 귀여워 정말.... 그런 팽귄과 친구를 하며 하얀 숨결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해표가 정말 짱인 것 같다.

극한의 환경, 남극은 정말 아름답다.
정말 정말 정말 아릅답다.
아무나 느껴볼 수 없는 것이기에 희귀하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순수하고, 우리가 감히 대적할 수 없어 장엄하다.
그 아름다움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아와 주신 홍중원님 감사해요.
근데 저도 정말 가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일반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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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행동을 1년 동안 계속해봐. 그럼 주위에서도 포기해. 성격이란 건 기득권이야. 저 놈은 어쩔 수 없다고 손들게 만들면 이기는 거지."

"내 말이 맞잖아. 얘기를 들어보면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자기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질 않아. 그러니까 일단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고치기가 어렵지."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그런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 신에게 감사하자.





사실 배를 잡고 웃을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는 책이다.
정말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인데, 그렇다고 교훈이 없는 게 아니다.
가볍게 읽으면서도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각기 다른 강박증을 가진 사람들이 또라이 정신과 의사 이라부에게 진찰을 받으러 오는 에피소드들이다.
숨이 턱턱 막히고 구토를 할 정도의 강박증은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우리도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나름의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간다.
오쿠다 히데오 씨는 재미있는 강박증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면서 우리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게한다.

여기에 나오는 강박증 환자들의 강박증 요소는 다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정신없이 앞을 향해 달려가서 꽤 높은 위치에 도달하게 됐는데, 
어느 순간 생긴 강박증 때문에 그동안 내가 잘 살아 온 것인가, 하고 되돌아보게 되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지키고자 하는 강박증인 것이다. 
'고슴도치'에서는 잘나가는 야쿠자 조직의 중간 보스였고,
'공중그네'에서는 서커스단에서 공중 묘기부분의 리더,
'장인의 가발'에서는 종합병원 교수의 딸과 결혼한 잘나가는 의사,
'3루수'에서는 9년째 프로에서 뛰고 있는 잘나가는 3루수,
'여류작가'에서는 베스트셀러만 몇 권을 낸 잘나가는 여류작가.
이렇게 다들 잘 나가는 사람들이고, 지금까지 잘만 나아갔던 사람들인데,
어느날 문득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을 만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강박증'
너무 조급한 마음과 불안 때문에 생긴 이런 강박증들은
세상에서 가장 태평한 것 같은, 정말 해표만큼이나 태평한 것 같은 이라부에게 비타민 주사를 몇 대 맞으면 치료된다.

이라부는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일까 ,생각이 없는 척하는 사람일까.
궁금하다.
그가 하는 생각 없는 행동들이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생각 있는 행동이었을까.
다소 혐오감이 들 수도 있고 또라이 같기도 하지만 뭔가 미워할 수 없는 이라부 의사.
정말 정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크 쥐스킨트

깊이에의강요
카테고리 소설 > 독일소설
지은이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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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에 반해 그의 책을 빌리려고 봤더니, 
「향수」 외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은 「깊이에의 강요」와 「콘트라베이스」 두 권밖에 없었다.
그 두 권마저도 매우 얇다 !!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그의 글이 이렇게 조금이라니 안타깝기도 했다.

*

이 책에는 4편의 짧은 글이 실려 있다.
깊이에의 강요, 승부, 뫼사르의 유언, 문학적 건망증.

깊이에의 강요는 '작품에 깊이가 없다'는  말에
인생을 말아먹은 한 예술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평론가의 말에서 시작해서 평론가의 말로 끝나며, 한 사람의 삶을 정말 짧게 묘사하는데 인상이 깊더군.
난 이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제목 자체가 마음에 와닿았던 책이 두 권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깊이에의 강요'
깊이란 정말 무엇이란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말. 
그리고 한 예술가의 삶을 망쳐놓을 만큼  영향력 있는 말.

승부.
이건 한 젋은이와 한 늙은이가 체스판을 벌이는 이야기다.
체스를 잘 모름에도 이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단 체스 한 판을 가지고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다니.
젊은이와 늙은이의 대결이, 괜스레 그르누이와 발디니와의 만남이 떠올랐다.
결국은 늙은이가 이기지만, 늙은이는 오히려 패배감을 느낀다.
늙은이는 오히려 젊은이가 자신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었다.
쥐스킨트는 어떻게 그렇게 오묘하고 치졸한 내면을 잘 묘사할 수 있을까.
은둔자로 산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인간 내면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질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 혼자만의 성찰만으로 불가능할 텐데 말이지-.
승부에 대한 긴장감을 가지고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단편이었다.

뫼사르의 유언은 난 정말 이게 뫼사르라는 사람이 쓴 것일까 하는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다 읽을 수 없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 
지구는 닫혀가는 조개라는데... 음?

마지막 글 문학적 건망증은 소설이 아니라 그의 에세이였다. 
그가 한탄하던 그의 문학적 건망증이 난 다소 부러웠다. 
그가 문학적 건망증에 대한 자기 변호를 너무 잘해서 그런 건지, 
정말 오히려 그러한 건망증이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한 밑거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기억력이 너무 좋아서 인상 깊었던 표현들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 나만의 표현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

이제 곧 콘트라베이스도 읽어야지 : )
난 독일 작가들이 정말 좋다.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 루이제 린저, 파트리크 쥐스킨트.

독일문학만의 색깔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독일의 기후 때문일까?
철확자들도 유난히 많고 말야.
아, 그러고보니 니체도 독일이잖아 !!!
독일...음....